[VS 리뷰] 강점을 죽이고, 약점을 드러낸 신태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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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mitted by 비주얼스포츠 on Sun, 06/03/2018 - 16:21

약한고리 이론이라는 게 있다. 쇠사슬의 전체 강도가 가장 약한 고리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뜻이다. 이는 경제, 윤리 뿐만 아니라 축구계에서도 검증된 이론이다. 쉽게 말해 교체카드가 1장 남아있는 0-0 상황에서 가장 강한 선수를 투입시키는 가장 약한 선수를 빼는 중에 어떤 선택이 경기 결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한 실험이었다. 수차례 검증을 통해 후자의 경우가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축구를 ‘실수의 스포츠’라고 말하는 것처럼, 가장 강한 선수보다 가장 약점이 되는 선수가 경기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끼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보스니아를 상대로 한 국내 마지막 평가전에서 1-3 패배를 당했다. 본선 무대는 아니었지만 ‘유럽 수준급 팀과의 마지막 경기’라는 점에서 결과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표팀은 이날 최악의 수를 두는 꼴이 됐다. 강점을 살리거나 약점을 버리는 선택이 아닌, 강점을 죽이는 동시에 약점을 살리는 선택을 강행했다.

중심엔 기성용이 있었다. 기성용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팀의 중심이다. 특유의 볼간수 능력과 패스 능력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다. 그러나 보스니아 전에서는 기성용의 장점이 사라지는 동시에 약점을 드러낼 수 밖에 없었다. 가장 큰 문제는 포지셔닝이었다. 이날 기성용은 신태용 감독이 꺼낸 변형 스리백 전술의 중앙 수비수를 담당했다.

들어 맞지 않는 옷이 멋져보일리 없다. 기성용은 수비 시 라인 조율에 집중해야 했고 볼을 가져왔다 하더라도 앞선 미드필더나 측면 수비수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이 전부였다. 중원에서의 압박을 풀어내고 좌우 측면과 최전방으로 뿌려내는 역할. 우리가 알던 기성용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었다. 기성용 본인도 답답했는지 경기 막판엔 상대 페널티 박스까지 과감하게 전진하며 울분을 토했다.

중앙 수비수로 나선 기성용은 보스니아전 단 한 개의 슈팅, 슈팅 전 패스, 킬패스, 크로스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신태용 감독이 지난해 7월 대한민국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대표팀의 공수를 연결해주는 직책이 중앙 수비수로 바뀌었을 때 나온 결과다.

강점도 살리지 못하는 동시에 약점을 드러내는 꼴이 됐다. 기성용이 출전했던 최근 3경기 대표팀의 기록들을 봐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모두 유럽 팀들을 상대했지만 기성용의 포지션 여부에 따라 공격과 수비 지표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최근 보스니아전 1-3 패배는 대표팀의 공격 빌드업 능력이 죽고, 전문 수비수가 아닌 선수가 중앙 수비를 담당한 결과이기도 하다.

중원의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만큼, 기성용의 포지션은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야만 한다. 이는 강점을 살리거나 약점을 감추는 등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선행으로 이뤄져야 하는 전제 조건과 같다. 그만큼 기성용의 중원 배치는 현재 대표팀에 있어서 가장 필수적으로 여겨져야 하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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